얼마전 액시오스(Axios) '구독 슬리퍼의 부상'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Subscription Sleeper'를 '잠든 구독자'라고 번역해도 될지는 모르겠네요. 말하자면, 돈을 내고 구독을 했지만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 사용자를 뜻합니다.

액시오스에 인용된 '피아노'의 통계를 보면, 유료 구독을 하고도 단 하루도 상호작용 하지 않는 사용자 비율이 무려 43%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이들의 비관여 상태가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구독 취소로 이어지게 되겠죠. 이 때문에 유료 구독자 관여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법과 전략들이 고안되고 선보이게 됩니다. 유료 구독에 의존하는 대형 언론사들일수록 유료 구독자들의 지속적 관여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기 위해 사람을 채용하고 있죠.
다른 한편으로는 한번 구독한 사용자들이 쉽게 못 빠져나가도록 잠금 장치를 강화하는 언론사들도 일부 있습니다. 취소를 어렵게 만들거나 취소 버튼을 구석에 숨겨둬서 장기간 유지하도록 만드는 '전통적 록인'전략을 취하는 언론사들입니다. 이 전략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 이와 관련한 한 가지 흥미롭게 들여다 볼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Chicago Booth Review 연구원 등이 참여해 발표한 보고서인데요. '자동 갱신 조건 할인 프로모션'이 '자동 해지' 등의 방식보다 장기 관점에서 덜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장기 관점입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이들 '잠든 구독자'들 덕에 구독 수익을 더 올릴 수는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이들은 곧 해지를 한다는 것이죠. 오히려 장기 관점에서 보면 '잠든 구독자' 활용 전략이 단순 취소 제공 방식보다 수익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왜 유료 구독 비즈니스를 적용할 때 해지 절차가 쉬워야 하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블루닷을 설계할 때부터 '구독 취소를 최대한 쉽도록 한다'는 접근을 취했습니다. 구독 취소 허들이 낮아야만 구독 가입도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한국처럼 콘텐츠 구독문화가 아직은 덜 성숙된 지역에서는 해지의 '벽 높이'를 낮추는 것이 구독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전제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해당 연구 보고서를 소개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구독자를 잠궈두는 전략이 비즈니스에 나쁜 이유
신문, 헬스장 멤버십, 인터넷 및 전화 서비스, 기타 구독 기반 비즈니스에 대한 프로모션 제안은 때때로 '캐치 방식'과 함께 제공됩니다. 할인된 가격으로 허니문 기간을 보낸 뒤 자동으로 더 높은 가격으로 멤버십을 갱신하게 되는 형태입니다. 그런 다음 고객은 자신이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무의식적으로 정기 멤버십을 지불하고 있음을 알게 되죠.
너무 바빠 구독 취소를 잊어버리거나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 관성에 의존해 수익을 증대시킵니다. 그러나 HEC Paris의 Klaus M. Miller, Stanford의 Navdeep S. Sahni, Chicago Booth의 Avner Strulov-Shlain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종류의 '탈취'(exploitation)는 장기적으로 자신들을 되물어버리는 방식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2018년에서 2020년 사이에 유명한 유럽 신문에 대한 프로모션 지원 온라인 구독을 추적하는 현장 실험을 실행했습니다. 이 신문은 2주 또는 4주 기간 동안 무료 액세스 또는 액세스를 €0.99에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모션, 자동 정가구독 또는 자동 취소 등의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총 8개의 프로모션 그룹을 조사했습니다.
Miller, Sahni 및 Strulov-Shlain은 프로모션 14일 전부터 프로모션 후 27일까지 100만 명이 넘는 잠재 구독자의 검색 기록에 액세스할 수 있었습니다. 신문사는 모든 구독 및 계약에 대한 2년치의 고객 관계 관리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웹사이트 사용자를 정기 구독으로 자동 등록하는 프로모션이 강제가 없거나 단순 취소로 종료되는 프로모션보다 장기적으로는 훨씬 '덜'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을 연구진들은 발견했습니다. 자동 갱신으로 인해 프로모션 가입자는 약 1/4 감소했습니다.
고맙지만, 괜찮습니다
신문이 잠재적인 구독자에게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면서 만료 시 자동 갱신을 유도하게 되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를 회피하거나 빨리 취소했습니다.

이는 구독을 취소할 때 향후 자신의 관성이 불러올 단점을 이러한 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연구자들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관성을 과소평가하고 있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성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를 보여주었다고 밝혔습니다. Strulov-Shlain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관성으로 인해 특정 상황을 끊어내기 어려운 무언가를 제안받았을 때 거기에 가입하려는 경향이 압도적으로 적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자동 갱신으로 묶어버리려는 제안을 받은 독자는 강제 조건 없이 가입할 수 있었던 독자에 비해 프로모션 기간 후 2년 동안 어느 시점에서든 구독에 가입할 의향이 9% 낮았습니다. 연구원들은 자동 구독 갱신을 제안하는 것만으로도 가입을 지연시킨다고 추정합니다.
"사람들이 원할 때 떠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운영해야"
신문은 프로모션 직후 이러한 원치 않는 구독자로부터 수익이 21% 증가했다고 보고했지만 그 혜택은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1년 후, 두 프로모션 제안에서 창출된 수익은 동일했고 자동으로 취소된 프로모션에서 더 많은 구독자가 남아 있었습니다.
연구원들은 자동 등록된 가입자들의 관성 기반 단기 수익 증가보다 잠긴 고객이 점차 떠나면서 장기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Strulov-Shlain은 "구독 기반 비즈니스는 고객 확보보다 고객 유지에 중점을 두므로 이것이 여러분들의 모델이라면 데이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을 잠그는 것은 고객을 차단하고 잠재 고객을 억제한다고 그는 덧붙입니다.
Strulov-Shlain은 구독 기반 비즈니스를 위한 더 나은 전략은 사람들이 원할 때 떠날 수 있도록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고객에게 구독을 쉽게 취소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넷플릭스와 아마존을 지목합니다.
"그들은 소비자 관성을 악용하는 것이 장기적 비즈니스에 좋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결국 모든 인간 관계와 마찬가지로 구독 비즈니스 모델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